제2시집 [시간여행] 70

줄 / 이재봉 줄이 사무실에서 거래처로 관공서에서 은행으로 식당으로 하루 종일 나를 질질 끌고 다닌다 어디 한번이라도 줄 없 이 다닌 적이 있던가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면 줄은 다시 나를 네트워크에 묶어 놓고 지구 끝까지 끌고 다닌다 거미 줄에 걸린 잠자리처럼 버둥거리며 사는 세상 벗어나려고 발버둥 칠수록 끈끈한 줄이 온 몸을 더욱 휘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