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해 연말에 이재봉 시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제3시집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준비를 해서 새해 봄을 맞아 시집을 출판하겠다고 말했는데 만물이 파릇파릇 약동하는 4월 말에 약속대로 제3시집의 원고를 보내왔다. 이재봉 시인의 제2시집 『시간 여행』 상재 이후, 어느새 6년 반의 세월이 흘렀다. 제2시집에서 필자는 “부끄러움의 미학과 시적 승화를 통한 두 개의 공간”이라는 시집해설을 이미 썼었다. 그런 연유에서 제3시집의 해설을 또 쓰기로 하고 원고를 살피기 시작하였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을까 기대가 되었다. 세월이 흐른 만큼 이재봉 시인도 어느덧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서 시를 살피게 되었다. 흔히 시인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원숙해지는 반면에 관념의 바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