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고라스 선생에게”라는 작품이 눈에 뜨인다. 이 작품에서 특히 괄목할 만 한 점은 불균형 때문에 아름답다고 느껴진다는 점이다. 불균형이란 일 종의 역설이다. 시를 역설의 표현이라고 한 무리는 1930년대의 모더니스 트 시인 등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라는 것은 역설적인 구조를 가지 고 있다. 위대한 역설의 구조를 가진 이 시인의 시작(詩作) 태도에서 더욱 훌륭한 점을 감지할 수 있다. - 문덕수 시인 이재봉 시인의 시는 비교적 짧지만 사유(思惟)의 깊이는 결코 만만치가 않 다. 말하자면 촌철살인(寸鐵殺人)의 행간(行間)이라고나 할까. 그는 사물을 대할 때 일어나는 시적 정서를 직정적(直情的)으로 읊지 않고 한 단계 넘어 사물의 본질에까지 깊이 들어가 봄으로써, 거기에서 얻은 깨달음의 철학적 사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