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타주 / 이재봉
희방사로 가는 버스가
연두색 봄바람으로 출렁거렸다
버스가 신갈인터체인지를 지나 영동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새 한 마리가 열린 창문으로 들어왔다 다시 밖으로 나가려고
앞 유리창 쪽으로 계속해서 날았지만 그때마다 유리창에 부딪혀
떨어지곤 했다
옆 창문이 다 열려 있는데도 한결같이 앞쪽으로만 날았다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발을 동동 구르며
새의 안전 탈출을 지켜보았지만 끝내 앞 유리창에 머리가 깨져
신음 소리도 없이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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