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시집 [익명의 시선]/데칼코마니

문신

jaybelee 2024. 3. 1. 03:01

 

 

문신 / 이재봉

 

검정모를 눌러쓴 여자가

눈매를 씰룩거리며 지나간다

왼쪽 팔목에는 화살이 꽂힌 하트가

오른쪽 팔뚝에는 뭔가를

의미하는 듯한 레터링이 새겨져 있다

 

그녀의 몸 곳곳엔

뜨거운 사랑이 녹아내린 자국이 있다

온몸을 화판 삼아 자신의 개인사를

그려낸 화려한 문신이

 

내 몸에도

지워지지 않는 문신이 있다

기억의 수면 아래 깊숙이

자리하고 있던 강렬한 감정이

문신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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