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시집 [익명의 시선]/데칼코마니
데칼코마니 / 이재봉
슈퍼 앞 붕어빵집
붕어 모양의 쇠틀에
달콤한 팥소와 밀가루 반죽을 넣고
쇠틀을 뒤집자 붕어들이
노릇노릇 쏟아져 나온다
따뜻한 붕어빵을 입에 물고
붕어를 먹고 있는지 빵을 먹고 있는지
골똘히 생각을 하고 있는데
붕어빵 한 개가
찰싸닥
바닥에 떨어져 파닥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