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쇼 / 이재봉
시작 신호와 함께
일렬로 늘어선 수만 개의 도미노 조각이
줄줄이 쓰러지자
금방이라도 몸을 녹여 버릴 듯
강렬한 기쁨이 밀려온다
쇼는 단 몇 초 만에 끝나고
기운 빠진 구경꾼들은 하나 둘 떠나는데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
순식간에 사라진 기쁨을 아쉬워하며
멍하니 앉아있다
물론 그도 알고 있다
기쁨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것을
그러나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느끼다 만 강렬한 기쁨을
다시 맛보고 싶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