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확실의 시대 / 이재봉
맞거나 맞지 않아도
그녀의 말은 항상 “맞는 것 같아요”다
확신에 찬 표현이나
감당하기 어려운 말은 결코 하지 않는다
그녀의 몸 곳곳에는 방어벽이 세워져 있다
스스로 느끼는 감정마저 정확히 표현하지 않고
추측하거나 불확실하게 말한다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생존하기 위해서다
불확실한 사회에서 시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단정적으로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을
그녀는 터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