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시집 [익명의 시선]/포노사피엔스

불확실의 시대

jaybelee 2024. 2. 1. 02:01

 

 

불확실의 시대 / 이재봉

 

맞거나 맞지 않아도

그녀의 말은 항상  “맞는 것 같아요”다

확신에 찬 표현이나

감당하기 어려운 말은 결코 하지 않는다

그녀의 몸 곳곳에는 방어벽이 세워져 있다

스스로 느끼는 감정마저 정확히 표현하지 않고

추측하거나 불확실하게 말한다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생존하기 위해서다

불확실한 사회에서 시비에 휩쓸리지 않고

나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단정적으로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을

그녀는 터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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