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시집 [익명의 시선]/데칼코마니

낙화유수

jaybelee 2023. 11. 1. 11:01

 

 

낙화유수 / 이재봉

 

늦가을 오후

도솔천을 한 바퀴 돌아

극락교를 건너가는데

아무도 보지 않는 꽃 진 자리에

꽃들이 붉게 피어있다

 

갈바람이 살랑 지나가자

꽃잎은 이리저리 나붓거리다가

잔잔한 물결을 그리며

한가로이 떠간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붉은 꽃잎이 하늘을 가득 메우며

꽃 진 자리에

우수수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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