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시집 [익명의 시선]/슬픔이 슬픔을
어머니의 의자 / 이재봉
어머니가 남기고 간
노란 의자에 앉아 머리를 감고 있는데
어머니가 날 부르신다
애야, 눈 꼭 감거라
눈에 비눗물 들어가면 눈이 맵다 하시며
이마에 흐르는 비눗물을 옷소매로 닦아주신다
어머니! 어머니!
매운 눈 사이로 비눗물만
뚝 뚝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