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 이재봉
머리에 띠를 두른 조합원들이 우우우
화물차를 세워놓고 함성을 지른다
그 틈에서 고함을 지르던 조합원 A가
집에 일이 생겼다며 슬그머니 화물차를 끌고
시위현장을 뜬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조합원 B가 그게 밥 먹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며
띠를 벗어던지고 서둘러 시동을 건다
막 도착한 조합원 C가 현장을 떠나는
화물차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데
누군가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외친다
내 밥그릇만 챙기며 침묵한다면 우리는
다시 그들의 노예가 될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