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계 / 이재봉
새벽빛이 부옇게 밝아오는데도
비둘기들이 구구거리며 떠드는데도
수탉 한 마리가 꿈적도 하지 않고
횃대에 않아 있습니다
궁금해서 닭장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이제 막 부란한 병아리 모습 그대로
평화롭게 않아있었습니다
나무로 깎아 놓은 닭 같았습니다
상대방이 매서운 눈초리로 바라봐도
주위에서 아무리 난리를 쳐도
미동에 흔들리지 않고
나무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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