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로 / 이재봉
이른 아침 찬이슬을 밟으며
텅 빈 들판을 걸어가고 있는데
인기척에 놀랐는지
논바닥에 앉아있던 새들이
우르르 떼를 지어 날아오른다
그러자 하늘 높이 떠 있던 매가
매서운 속도로 하강하며
무리에서 이탈한 새 한 마리를 낚아챈다
날개를 파닥이며 동료를 불러보지만
저만치 몸통 없는 깃털만
시퍼런 하늘에 원을 그리며
논바닥으로 떨어진다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떨어진 깃털을
논바닥에 묻어주었다
한로 / 이재봉
이른 아침 찬이슬을 밟으며
텅 빈 들판을 걸어가고 있는데
인기척에 놀랐는지
논바닥에 앉아있던 새들이
우르르 떼를 지어 날아오른다
그러자 하늘 높이 떠 있던 매가
매서운 속도로 하강하며
무리에서 이탈한 새 한 마리를 낚아챈다
날개를 파닥이며 동료를 불러보지만
저만치 몸통 없는 깃털만
시퍼런 하늘에 원을 그리며
논바닥으로 떨어진다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떨어진 깃털을
논바닥에 묻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