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 이재봉
하교 길에 소나기를 만났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뛰어가는데
뒤에서 이웃집 누나가 뛰어왔다
모자를 벗어 그녀에게 씌워 주고
빗길을 같이 뛰었다
발보다 먼저 가슴이 뛰었다
먹구름이 몰려가고
퍼붓던 빗줄기가 잠잠해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갔다
나는 멍하니 길가에 앉아
뛰는 가슴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소나기 / 이재봉
하교 길에 소나기를 만났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뛰어가는데
뒤에서 이웃집 누나가 뛰어왔다
모자를 벗어 그녀에게 씌워 주고
빗길을 같이 뛰었다
발보다 먼저 가슴이 뛰었다
먹구름이 몰려가고
퍼붓던 빗줄기가 잠잠해지자
언제 그랬냐는 듯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갔다
나는 멍하니 길가에 앉아
뛰는 가슴을 가라앉히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