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시집 [지구의 아침]/소나기

jaybelee 2021. 11. 1. 11:01

                                   

감 / 이재봉

 

친구가 감을 따가라길래

봉지에 가득 담아 비탈길을 내려오는데

너무 많이 담았는지 봉지가 터지면서

데굴데굴 밭둑 아래로 굴러간다

 

둑길에 앉아 깨를 털던 농부가

자기 밭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어

뒤뚝거리며 밭두렁 아래로 내려간다

 

그러자 인기척에 놀란 까치들이

굴러가는 감을 입에 물고 가다 그만

밭도랑에 툭 떨어뜨린다

 

'제4시집 [지구의 아침] > 소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나기  (0) 2022.07.07
오이  (1) 2022.07.01
뒷모습  (1) 2021.09.21
수선화  (1) 2021.03.21
홍시  (0) 2020.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