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거 / 이재봉
묵언수행 중이던 스님이
수행을 하다 말고
갑자기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화두를 붙잡고 번뇌의 바다를 건너다
그만 바닷속에 화두를 빠뜨렸나 보다
생각을 끊어야 번뇌의 바다를
건널 수 있다는 말은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나쁜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
대웅전 앞 배롱나무가
산새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동안거를 하고 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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