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시집 [익명의 시선]/익명의 시선

서동에게 묻다

jaybelee 2021. 10. 11. 10:11

 

서동에게 묻다 / 이재봉

 

노래방에서 만난 선화

붉은색 차양 모자를 눌러쓰고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오늘밤도 그걸 안고 잠이 든다네~’

 

알 사람은 다 안다 선화가

경주 갑부 김백정의 셋째 딸이라는 걸

첫째 딸은 눈 밖에 나고

둘째 딸은 중이 되겠다고 머리를 깎고

셋째 딸이 유일한 상속자라는 걸

 

그대가 야심가라는 것도 다 안다

소문을 퍼뜨려 선화를 꾀어낸 것도

그대라는 걸 온 동네가 다 안다

 

그대에게 묻는다

정녕 선화를 사랑했는가

오로지 야망을 위해서 그리했는가

다시 한번 묻는다

선화를 꾀어낸 저의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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