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에게 묻다 / 이재봉
노래방에서 만난 선화
붉은색 차양 모자를 눌러쓰고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오늘밤도 그걸 안고 잠이 든다네~’
알 사람은 다 안다 선화가
경주 갑부 김백정의 셋째 딸이라는 걸
첫째 딸은 눈 밖에 나고
둘째 딸은 중이 되겠다고 머리를 깎고
셋째 딸이 유일한 상속자라는 걸
그대가 야심가라는 것도 다 안다
소문을 퍼뜨려 선화를 꾀어낸 것도
그대라는 걸 온 동네가 다 안다
그대에게 묻는다
정녕 선화를 사랑했는가
오로지 야망을 위해서 그리했는가
다시 한번 묻는다
선화를 꾀어낸 저의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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