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시집 [지구의 아침]/소나기

쾌걸 처용

jaybelee 2020. 10. 7. 10:07

 

쾌걸 처용 / 이재봉

 

밤만 되면

개운포 앞바다에서 건너온 거북이와

벌러덩 누워서

어쩌고저쩌고 이러쿵저러쿵

 

다 안다

아내의 발바닥에 갑골문자가 수두룩하다는 걸

알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춤을 춘다

붉은 가면에 모란꽃 사모를 쓰고

 

공자는 내게 말했다

사랑은 동(動)보다 정(情)으로 해야 한다고

갈등이 생기면 싸우지 말고

춤을 추며 노래하라고

 

까짓것 오쟁이 지면 어때

한바탕 호탕하게 웃고는

두 팔로 어깨를 들었다 놓았다

얼쑤얼쑤 어절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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