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시집 [지구의 아침]/소나기
강아지풀 / 이재봉
언덕길 모퉁이에
오종종 모여 있는 강아지풀
꼬리를 잡고 흔들자
털을 세워 손등을 찌른다
손에 치이고 발에 밟히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요 요 강아지들
아무렇게나 피어 있다고
함부로 흔들지 마라
저들 모두 자기 생의
주연 배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