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난쟁이별]/모든것은우연

지진

jaybelee 2011. 3. 21. 11:21

                  

 

지진 / 이재봉

 

땅이 이렇게 쉽게 갈라질 줄 몰랐다

집이 이렇게 쉽게 무너질 줄 몰랐다

아내도 자식도 다 떠내려갔다

모든 것이 사라지고 폐허만 남았다

땅이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

안락이란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

죽을 때까지 사람들은 땅과 집을

제 것인 것처럼 알고 살지만

내가 산 땅이라고 내 것이 아니다

내가 지은 집이라고 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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