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시집 [익명의 시선]/슬픔이 슬픔을

jaybelee 2024. 2. 21. 21:21

 

 

말 / 이재봉

 

사랑해! 라고 말하는 순간

그 말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면서 초조할 때가 있다

 

말은 생각이나 느낌을 주고받는

소리에 불과할 뿐

한 가지 의미에 고정되어 있지 않다

 

먼지에 의해서 굴절되는가 하면

바람에 의해서 왜곡되고

기분에 따라 휘어지기도 한다

 

사랑해! 라고 말하는 순간

사랑은 사라지고 소리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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