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정벌레 / 이재봉
딱정벌레 한 마리가
말벌이 윙윙거리며 다가오자
발라당 몸을 뒤집고 죽은 체한다
키 큰 사내가 씨름을 걸어오자
머리를 상대방의 배 밑에 밀어 넣고
되받아 넘어뜨리는 키 작은 사내
쓰러질 듯 뒤뚱거리다가
뒤집기로 한판승을 거둔다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뒤집기로 상황을 역전시킨
딱정벌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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