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시집 [익명의 시선]/슬픔이 슬픔을
찔레꽃 / 이재봉
유월의 숲길을 거닐다
한 무리 꽃을 보았네
눈처럼 하얀 꽃
별처럼 시린 꽃
꽃향기에 취해 코를 댔더니
순백한 꽃송이가 툭 떨어지네
찔레꽃그늘에 앉아
숨어 울던
옛 누이의 눈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