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시집 [익명의 시선]/데칼코마니
참꽃 / 이재봉
골짜기를 내려오다가
옹긋쫑긋 피어있는 한 무리 꽃을 보았다
크고 작은 꽃들이 곳곳을 붉게 물들이며
초록바람 사이로 너울거리는 꽃물결
눈에서 멀어지는데도
꽃 그림자는 남아 눈앞에 아른거린다
아직도 떠나지 않는
옛사랑의 그림자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