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 이재봉
돌담길 모퉁이에
오래된 은행나무 한그루
땅에 머리가 닿을 듯 엎드려 있다
모진 빙하기를 견디며 살아온 나무
밑동이 움푹 파인 나무에는
혹독한 추위를 피해
몸을 숨긴 매머드의 흔적이
여기저기 옹이가 되어 박혀 있다
시커멓게 무덤이 된
밑동을 들여다보자 온갖
풍상이 서려 있는 옹이 사이로
연둣빛 새싹이 움틀 거린다
은행나무 / 이재봉
돌담길 모퉁이에
오래된 은행나무 한그루
땅에 머리가 닿을 듯 엎드려 있다
모진 빙하기를 견디며 살아온 나무
밑동이 움푹 파인 나무에는
혹독한 추위를 피해
몸을 숨긴 매머드의 흔적이
여기저기 옹이가 되어 박혀 있다
시커멓게 무덤이 된
밑동을 들여다보자 온갖
풍상이 서려 있는 옹이 사이로
연둣빛 새싹이 움틀 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