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시집 [익명의 시선]/데칼코마니

봄봄

jaybelee 2020. 3. 31. 11:31

 

                       

 

 

봄봄 / 이재봉

 

기별도 없이 찾아온 산수유가

양지바른 언덕 위에 서서

툭 튀어나온 눈알을 뒤룩거린다

 

뒤따라 온 매화가 멋스러운 자태를 뽐내자 실바람을 몰고

달려온 개나리가 시샘을 한다 혼자서 외롭게 걸어온 하얀

목련이 개나리 옆에 함초롬히 서 있고 건들거리며 도착한

진달래가 얼굴에 연분홍 미소를 띠며 앉아있다

 

벚꽃이 구름처럼 밀려오자

마침내 연둣빛 산자락이 희부옇게 출렁거린다

봄이 온다 노랑분홍 꽃을 들고

먼 데서 봄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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