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시집 [익명의 시선]/데칼코마니

곡선

jaybelee 2021. 10. 21. 10:21

 

 

곡선 / 이재봉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낡은 슬레이트집 굴뚝에서 구불구불

연기가 피어오른다

자연은 연기처럼 굽어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두들겨 직선을 만든다

직선은 빨리 갈 수는 있어도

멈춰 설 수는 없다

곡선은 느리지만 생각을 둥글게 만들고

가던 길을 멈춰 서서 주위를

바라볼 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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