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 / 이재봉
설날 아침 차례를 지내고
어머니에게 세배를 드리는데
요즘 힘들지? 하시면서
쉰이 넘은 자식한테 세뱃돈을 주신다
평생 자식들에게 주시기만 한 어머니
너는 어머니에게 단 한 번이라도
주어 본 적이 있느냐
뼛속까지 다 내어주고도 모자라
마지막 남은 쌈짓돈까지 꺼내주고
빈껍데기만 하얗게 남은 어머니
손자가 과자를 달라고 떼를 쓰자
먹고 있던 과자를 슬그머니
손자 입에 넣어 주신다
'제3시집 [난쟁이별] > 사랑은어떻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처 (0) | 2015.04.27 |
---|---|
노래방 (1) | 2015.04.01 |
사랑은 어떻게 오는가 (1) | 2013.11.01 |
사랑은 물질이다 (1) | 2013.09.01 |
비오는 날 창가에 서서 (0) | 2011.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