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 이재봉 “많이 사랑하였으므로 많은 죄의 사함을 받느니라‘ 루까에 의한 거룩한 복음이 끝나자 사제는 푸른 제의를 무겁게 끌 며 강론대로 나가 천주의 어린양들을 향해 성(聖)스러운 하늘의 말씀을 전합니다 천주의 어린양들은 부끄러운 두 볼 을 미사포에 감추고 자꾸자꾸 가슴을 치며 은총이 하늘에서 내려오기를 기도합니다 지극히 거룩한 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멀리서 참례하던 빨간 사마리아 양들이 하얀 미사포 사이로 깜박 거립니다 간밤 앵두를 따먹고 빨개진 입술로 성(性 )스러운 땅 위의 말들을 나누며 낄낄댑니다 미사가 끝나고 천주의 어린양들이 하얗게 일어설 때까지 사 제는 끝내 사마리아 양들의 성(性)스러운 땅 위의 말들을 듣 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