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시집 [지구의 아침]/푸른 별

지구의 아침

jaybelee 2023. 3. 31. 03:31

 

 

지구의 아침 / 이재봉

 

나비가 팔랑대며

꽃술을 건드리자

꽃잎이 깜짝 놀라 움찔거린다

그러자 그 위를 나르던 새가

찔끔하며 똥을 쏟아놓는다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땅이 갈라지고 건물이 무너지자

찻잔이 기우뚱거리며

찻물이 찔끔 흘러내린다

 

생생한 지구의 아침

이쪽이 움찔하면

저쪽은 찔끔한다

 

'제4시집 [지구의 아침] > 푸른 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빛의 속삭임  (1) 2023.06.11
슈퍼문  (1) 2023.02.07
달이 두 개라면  (1) 2022.09.09
유클리드 선생에게  (1) 2021.12.01
푸른 별  (0) 2021.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