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무꾼 / 이재봉
산행 길에서 만난 노인
나무를 동으로 지고
지게꼭지를 끄떡거리며 내려간다
그 많은 나무를 무엇에 쓰려고
그렇게 힘들게 지고 가느냐고 묻자
“내가 죽으면 아내가 추운 방에서
덜덜 떨까 봐 미리 땔감을 준비하는 거요“
옆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아내가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떨구자
젖은 단풍잎 하나
소리 없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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