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시집 [익명의 시선]/익명의 시선
익명의 시선 / 이재봉
봄비 내린 날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여직원들이
우르르 식사를 마치고 몰려나간다
봄비 머금은 얼룩말처럼
물컹거리며 사라지는 엉덩이를
곁눈으로 훔쳐보고 있는데
손님 얼굴에 봄꽃이 피었다며
식당 주인이 낄낄대며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