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 [난쟁이별]/추천사

촌철살인의 시인

jaybelee 2016. 6. 1. 17:07

“피타고라스 선생에게”라는 작품이 눈에 뜨인다. 이 작품에서 특히 괄목할

만 한 점은 불균형 때문에 아름답다고 느껴진다는 점이다.  불균형이란 일

종의 역설이다.  시를 역설의 표현이라고 한 무리는  1930년대의 모더니스

트 시인 등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사라는 것은  역설적인 구조를  가지

고 있다.  위대한 역설의 구조를 가진 이 시인의 시작(詩作) 태도에서 더욱

훌륭한 점을 감지할 수 있다.

- 문덕수 시인

 

이재봉 시인의 시는 비교적 짧지만  사유(思惟)의 깊이는 결코 만만치가 않

다. 말하자면 촌철살인(寸鐵殺人)의  행간(行間)이라고나 할까. 그는 사물을

대할 때 일어나는 시적 정서를 직정적(直情的)으로 읊지 않고 한 단계 넘어

사물의 본질에까지 깊이 들어가 봄으로써, 거기에서 얻은 깨달음의 철학적

사유를 단조의 가락으로 읊는다.

- 김규화 시인

 

이재봉 시인은 무거운 주제를 고답적인 시형식이나 구조 속에 담아내기 보

다는  일상생활 속의 평이한 시어로  시적 상황과 감정을  차분히 묘사하고

있다. 그런 만큼 시의 의미 해석이나 주제 전달이  어렵지 않게 분명하고도

즉각적으로 이뤄진다. 또한 시의 언어미학적인 효과도 충분히 담보되고 있

다.  이런 데에는  무엇보다도 그의 시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 할 수 있

는 이야기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 김승환 충북대 국어과교수

 

이재봉 시인은  개인의 인생을 관조하는 것을 뛰어넘어,  사회적 문제  역시

무엇을 어떻게 어디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안타까운 현실로 드러

날 수도 있음을 직시하고 있다. 시인은 누구나 아무런 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동물의 세계를 보면서 그는 공동체적 사회성 등을 발견한다. 누우

는 떼를 이루어 공동체적 사회생활을 한다.  그런  누우떼가  강으로  뛰어들

고 절벽으로 떼를 지어 뛰어내리는 것을 보며 그 원인이 무엇일까 관조한다.

-양수창 시인

 

보통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부끄러움을 내려놓기 마련인데  시인은 그 부끄러

움을 아직도 놓지 않고 있다.  돌이켜보면 대학생 시절에  시인이 보여줬던 침

묵도 사실은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수단이었을 것이다.  고단한 삶 속에서도

순수했던 시절의  뜨거운 가슴을 지키고  사는  시인 선배가 자랑스럽다.  보통

사람들이 시를 더  많이 읽고,  생활인으로 살면서도  시인처럼 시 쓰기를 멈추

지 않는다면 이 세상이 훨씬 더 아름다울 것 같다.

-김종화 MBC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