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쓴 시

백로

jaybelee 2024. 9. 21. 21:00

 

 

백로 / 이재봉

 

여름과 겨울 사이

제비들이 전깃줄에 모여 앉아

풀잎 끝에 맺힌 이슬을 바라본다

 

더위가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 불어오면

북쪽으로 떠났던 기러기들이

다시 돌아오고

전깃줄에는 굴뚝새들이 모여 앉아

짹짹거리며 가을을 노래하겠지

 

전깃줄에 앉아 있던 제비들이

가는 여름이 못내 아쉬웠는지

날아가는 잠자리를 쫓아

마지막 비행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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