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belee 2006. 4. 27. 15:27

                

 

 

장날 / 이재봉

 

행성처럼

빙빙 도는 뻥튀기 앞에서

아이들이 부풀기를 기다린다

아저씨, 꿈도 튀길 수 있어요?

그럼 열배로 튀길 수 있지

순간 부푼 꿈이 펑하고 튀겨지면서

기다란 망태기 속으로 꽃잎 같은 팝콘이

무더기로 쏟아진다

제 키보다 큰 팝콘 한 자루를 가슴에 안고

아이들이 환히 웃는다

눈 속에서 꽃이 핀다

하얀 꽃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