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시간여행]/여름여행

르노아르의 裸婦를 보면

jaybelee 2005. 7. 9. 18:57

 

 

 

르노아르의 裸婦를 보면 / 이재봉

 

르노아르의 裸婦를 보면

누에가 생각난다

혼곤한 잠속에 빠진 듯

몽몽하게 풀숲에 누워

살가죽을 뚫고 날개가 돋아나도록

그리하여 성숙한 암컷이 되도록

허물을 벗더니

마침내 나방이 되어

두꺼운 고치의 벽을 허물고

훨훨 하늘로 날아오른다

진한 암내를 내뿜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