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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문턱에서

jaybelee 2024. 10. 10. 10:10

 

 

 

 

 

 

 

 

 

 

 

 

 

가을 문턱에서 / 이재봉

 

가을이 왔나 싶어

재킷을 꺼내 입었는데

한낮의 햇살은 여전히 여름이다

찬 이슬 맺히는

한로가 지났건만

바람은 아직 후덥기만 하다

 

등에 하늘빛이 도는 여름새가

남쪽으로 날아가며

바다처럼 짙푸른 하늘에서

몸을 적신다

 

무섭도록 짙푸른 하늘

젖은 깃털 하나가

찬찬히 바닥으로 내려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