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쓴 시
쓸모
jaybelee
2024. 7. 21. 07:19
쓸모 / 이재봉
텃밭 고랑에 돋아난 잡초를
뿌리째 뽑아 밭둑에 던지자
옆에서 감자를 캐던 이웃이 말한다
잡초가 잘 자라는 땅에서
가장 좋은 열매가 열린다고
잡초는 해로운 풀이라 생각했는데
이토록 쓸모가 있다니
아내가 이사를 갈 때마다 버리라며
역정을 내던 낡은 앉은뱅이책상
골칫거리였던 그 책상 위에
화분을 올려놓았더니
집안에 향긋한 꽃내음이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