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belee 2024. 6. 11. 06:11

 

 

반추 / 이재봉

 

말뚝에 매어 놓은 흑염소 한 마리가

한가로이 앉아 되새김을 하다가

무얼 잘못 먹었는지

볼록 나은 배를 통통거리며 게워낸다

 

그 옆에서 콩을 키질하며 뉘를 골라내는 할머니에게

잘 보이지도 않는 뉘를 어떻게 골라내느냐고 묻자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면 어느 순간 보인다며

소리 없이 웃는다

 

나도 볼 수 있을까

돌이켜보고 또 돌이켜보면

내 마음에 쌓인 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