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belee 2023. 12. 31. 12:31

 

 

도미노 쇼 / 이재봉

 

시작 신호와 함께

일렬로 늘어선 수만 개의 도미노 조각이

줄줄이 쓰러지자

금방이라도 몸을 녹여 버릴 듯

강렬한 기쁨이 밀려온다

 

쇼는 단 몇 초 만에 끝나고

기운 빠진 구경꾼들은 하나 둘 떠나는데

누군가 마지막까지 남아

순식간에 사라진 기쁨을 아쉬워하며

멍하니 앉아있다

 

물론 그도 알고 있다

기쁨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것을

그러나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느끼다 만 강렬한 기쁨을

다시 맛보고 싶은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