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belee 2023. 10. 5. 08:21

 

 

돌담 / 이재봉

 

저 높은 하늘을 바라보며

언젠가는 돌담을 넘어 하늘보다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고 싶었다

 

유년의 돌담 밑에서 비상하는 꿈을 꾸었던 나는

세상 밖으로 나오자마자 맞바람을 버티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렸다 일정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뿌리 뽑힌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나를 지킨 건 돌담이었다

모난 돌과 뾰족한 돌이 서로 어우러져 단단한 돌

담을 만들었듯이 삶의 시련과 고통이 나를 굳건

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