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belee 2023. 7. 7. 07:07

 

 

목계 / 이재봉

 

새벽빛이 부옇게 밝아오는데도

비둘기들이 구구거리며 떠드는데도

수탉 한 마리가 꿈적도 하지 않고

횃대에 않아 있습니다

궁금해서 닭장 문을 열고 들여다보니

이제 막 부란한 병아리 모습 그대로

평화롭게 않아있었습니다

나무로 깎아 놓은 닭 같았습니다

상대방이 매서운 눈초리로 바라봐도

주위에서 아무리 난리를 쳐도

미동에 흔들리지 않고

나무처럼 앉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