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belee 2022. 8. 7. 08:07

 

우화 / 이재봉

 

숲 속을 걷고 있는데

호랑나비가 날개를 치며 날아오른다

땅에서 한생을 벌레로 살다가

몸에 날개를 달고 비상하는 호랑나비

폈다 접었다 햇볕에 날개를 말리며

하늘 높이 솟아오른다

 

아버지를 산에 묻고 내려오는데

나비 한 마리가 졸졸 따라온다

방금 허물을 벗었는지

날개를 좌우로 기우뚱거리며

마을 앞까지 따라오다가

훨훨 은사시나무 위로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