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belee 2022. 3. 21. 03:21

 

유리문 / 이재봉

 

친구를 빨리 만나고 싶어

급하게 회전문을 밀고 나가다가

유리에 이마를 부딪쳤다

눈에 불이 나면서 친구가 둘로 보였다

언제부턴가 유리문은

시야를 가로막는 벽이 되었다

눈빛이 유리를 통과하면서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사실을 왜곡하고 굴절시킨다

투명한 것에 가려 보이지 않을 뿐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유리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