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belee 2020. 11. 29. 11:01

 

 

별밤 / 이재봉

 

그동안 나는

밤만 되면 별을 셌다

영어시간에 star는 가산명사라고 배웠으므로

은빛 강물 위를 날아가는 백조를 따라

가뭇없이 사라지는 별들을 세고 또 셌다

비록 심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가

더 이상 별을 셀 수 없다며 연락을 끊었지만

오늘도 나는 잠을 설친 채

창가에 기대어 남쪽 하늘을 바라본다

싸라기를 뿌려 놓은 듯 수많은 잔별 사이로

커다란 창문이 걸려있다

페가수스가 만든 사각형이다

나는 날개 달린 말을 타고

다시 별을 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