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 [사랑풍경]/사랑의원근법
겉과 속
jaybelee
2005. 1. 7. 11:37
겉과 속 / 이재봉
오늘도 607호 아파트에서는
비명 소리가 흘렀습니다
남편에게 맞은 부인이 신음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툭 터진 블라우스 사이로 젖가슴이 삐죽 나와 있고
얼마나 울었는지 눈두덩은 소복이 부어 있었습니다
이웃들은 시시덕거리며 수군거렸습니다
그녀는 얼마나 아플까 저렇게 아파도 될까 별들이 걱
정하는 가운데 아침이 밝았습니다 어제 싸웠던 부부가
깔깔대며 복도를 걸어갔습니다 남편은 부인의 손에
사랑을 쥐어주고 엘리베이터 안으로 사라졌습니다
지다 남은 별 몇 개가
그녀의 눈 속에서 졸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