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belee 2005. 1. 17. 11:37

 

 

꿈 / 이재봉

 

비스트로에서 카페오레를 마셨다

마로니에 잎새 사이로

오페라 하우스의 둥근 기둥이 흔들리고

전원교향곡이 새어 나왔다

오보에 소리가 시냇물 되어 흐르자

나는 꿈속에서 다시 꿈을 꾸었다

사막이었다 시커먼 소말리아 병사들이

총을 쏘며 달려왔다

총을 맞고 죽은 시늉을 하며

모래 속으로 몸을 숨겼다

누군가 내 안으로 들어와 자꾸자꾸

총알을 집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