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ybelee 2011. 2. 1. 11:01

         

 

 

명왕성 / 이재봉

 

크기가 작다는 이유로 태양계에서 제외당한 명왕성

‘난쟁이별 134340’이라고 적힌 새 이름표를 큰 별들이

건들고 지나가자 기울어진 어깨를 더욱 실긋거리며

꽁꽁 언 태양계 끄트머리를 돌고 있다

 

열한 번째 면접시험을 보는 사내

 

키가 작은 게 부끄러워 면접실로 들어가자마자 얼른

의자에 앉는, 앞가슴에 ‘응시번호 137번’을 단 사내

 

면접관의 질문에 대답을 하다 말고

의자에 파묻힌 제 키를 내려다보고 있다.